GOT7의 데뷔곡 Girls Girls Girls 에 대해

가요를 좋아 하고 소비하는 대중은 박진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의 노래 중에는 '청혼가'처럼 지금들어도 충분히 좋은 곡들이 다수 있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내놓은 곡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마음에 드는 곡도 그렇지 않은 곡도 있을 수 밖에.

하지만 21세기 들어 내놓은 노래 중에서는 크게 와닿는 곡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는 미쓰에이의 이름을 단번에 상위랭크로 끌어낸 데뷔곡 '배드걸굿걸' 정도가 있을 뿐. JYP의 중심이었던 2PM의 타이틀곡 마저 조금씩 예기를 잃어 가며 위상이 전보다 못하다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회사의 매출 실적 또한 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SM이 엑소를, YG가 위너를 내어 놓았듯이 JYP역시 차기 주자로 '갓세븐'을 데뷔시켰다.

GOT7의 데뷔곡 Girls Girls Girls는 힙합그룹이 될 거라는 말이 무색하게, 분위기만 그렇고 전형적인 박진영식 곡이다. 특히 박진영이 만들어 내는 댄스곡은 정말 단번에 '박진영'이 떠오르게 하는데, 마치 과거 '윤상'의 노래가 누가 만들었는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듣기만 해도 '윤상'을 떠올리게 했던 것처럼 박진영의 이번 노래 역시 '박진영'이 바로 떠오른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JYP스타일임을 인지하게 된다. 

오디션 프로에서 그는 '말하듯이'를 자주 강조한다. 그리고 실제 소속가수들은 정도가 더하고 덜할 뿐 대부분 말하듯이 노래하고 있다. 

갓세븐은 투피엠에 비해 더 어리고 활동컨셉을 힙합으로 내세웠을 뿐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SM 보이그룹의 경우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그리고 엑소까지 데뷔곡의 일부는 유영진의 영향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룹간의 차별화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엑소의 경우에는 '으르렁'을 부르는 시점부터는 완전한 차별화가 이루어졌다. 

필자의 경우 개인적으로 SM표 음악을 즐겨듣거나 좋아하지 않고, YG나 큐브의 노래를 선호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건 그룹의 컬러를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반면 박진영의 노래는 지겹게 반복하는듯 하지만 여전히 지적할 수 밖에 없는데, 바로 '말하듯이' 노래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어필되었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고 이쯤되면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 되어 버렸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게 되었다. 게다가 안그래도 작곡한 곡이 박진영의 그림자가 매우 짙게 드리워져 있는데, 보컬마저 말하듯이 하니 투피엠과 쌍동이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투피엠의 멤버들은 하나같이 정말 매력적이며 실력도 출중하며 인기도 많았는데, 조금씩 트랜드에 맞지 않거나 부족한 느낌의 곡으로 몇해 활동하며 보내다보니 체감되는 인기가 예전과 같지 못해 졌다 라는게 확연히 느껴지고 있는 요즘이다.




'말하듯이'에서 탈피하지 않는 이상 한계는 분명하다.

3대 기획사라는 타이틀은 매우 강한 이끌림을 갖는다. 다시 말해 재능이 출중한 인재들이 몰린다는 이야기다. 아이유를 비롯해 현재 활동중인 인기가수들의 다수가 제이와이피에 문을 두드렸을 정도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따라서 아직 갓세븐 멤버들에 대한 상세 정보는 모르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능이 많다는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가수지망생이라면 당연히 먼저 3대 기획사의 문을 두드릴 것이고, 재능이 출중할 수록 더욱 그러할것이며, 그 가운데 선발되어 데뷔까지 했다면 어느정도의 실력일지는 안봐도 비디오일 테고.

그런데 하나같이 목소리만 다른 박진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건 참으로 뼈아픈 사실이다.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점령하면서 생긴 현상이 있는데, 바로 멤버가 많다 보니 각종 예능이나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가 제한적이 되었다. 다시 말해 재능이 아무리 넘쳐도 기회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전체로는 많아보이지만) 그나마 SM 소속가수들은 그나마 그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대개는 너무나 많은 수에 밀려 제대로 된 기회를 얻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갓세븐의 멤버들은 JYP소속으로 여타 기획사에 비해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고, 2PM의 인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지만 음악에서 박진영의 그림자에 갇힌다면 2PM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갈 가능성만 높아진다.

가요계를 비롯해 대중문화계는 이미 성공한 사례의 그림자를 너무 오랬동안 쫒아왔다. 막장드라마가 그렇고, 어정쩡한 컨셉의 섹시경쟁도 그렇다. (확실한 컬러를 입힌 소수의 섹시컨셉만 통할 뿐 대부분은 이미지소모만 가속화되어 부작용이 더 많다.) 한마디로 로또 당첨과 같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기존 가수나 신인들이나 하나같이 새롭고 아이디어 넘치는 도전보다는 하던 것만 하려다보니 신선하고 재미있는크레용팝이 작년에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게 아닌가. 그러고 보면 SM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트랜드에 맞추지 않고 SM의 컬러내에서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성공을 이어가고 있으니...

갓세븐의 데뷔곡 '걸스걸스걸스' 한곡으로 그들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JYP 소속가수들의 과거 전례가 하나같이 다르지 않았으니 이런 우려를 넘어설 색다른 도전과 변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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