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라송'으로 뮤직뱅크1위를 차지했다. 그간 필자는 수도 없이 이 음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그 이유는 두가지에 기인한다. 

첫째는 현실의 반영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음반은 가까운곳에서 사기 어려울 정도로 동네 음반점이 사라지고 시내로 이동을 해야 살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둘째는 케이팝의 세계화에 가장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는게 바로 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차트라고 할 수 있는데, 케이팝의 본고장에서 차트를 신뢰하지 않는데 어찌 세계화가 진전될 수 있을까. 가수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정 선 이상을 나아갈 수가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려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중 음악에 대한 부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예컨데 A씨는 서른중반의 삼촌팬이다. 그럼 응답하라1994의 주인공들 처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세대일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서른중반이라고 하면 최신유행하는 노래는 관심도 없었을지 몰라도 요즘에는 가요를 소비하는 한축으로 자리 하고 있다. 그런데 주축이라고는 할 수 없는게 일부 팬덤에 가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밀집력이 약해서 이리저리 좋은 노래 따라 음원을 소비하는데 그치며, 밀집력이 강한 10대가 가요판을 뒤흔들어도 탐탁치 않게 바라만 볼 뿐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좋아 하는 노래 나오면 사서 듣는 식이다.

이게 바로 음원차트에서 정확하게 드러나는데, 무도 가요제가 나오면 이런 사람들이 몰려 들어 사서 듣고 스트리밍을 하니 팬덤이 모두 모여 대항해도 감당할 수 없다. 아이유가 여러 구설수에 올랐어도 고정팬과 더불어 이런 제3의 음악팬들이 노래를 구매하고 들어 주기 때문에 음원파워가 대단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번 필자가 지적한 힙합곡들 역시 이런 음악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비주류가 아니라 상당한 비중의 주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앨범시장을 활성화 하자는 주장은 이제 더이상 이유가 되지 않는다. 이번 비의 '라송'이 음반점수만으로 1위를 차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문제인데, 점유율로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왜곡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열어두는 것이니 차트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여봐야 소용 없다. 현실이 그렇지 아니한 것을. 그리고 그런 현실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나 어떤 묘약도 소용 없는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는데 구시개의 유물을 붙잡고, 그것도 왜곡이 가능한 방식으로 점수를 집계하고 있는건 잘못되었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각 방송사는 점유율 집계방식 즉 상대점수를 버리고 절대점수로 전환해야 한다. 이럴 경우 앨범점수를 조금더 올려도 무방하다. 점유율로 집계할 경우 총점은 낮지만 그 총점을 어느 한 가수의 팬들이 의도적으로 90%이상의 점유율로 모든 점수를 가져가 버린다는건 상식적이지 않은 비상식적인 행태와 다름 없다.

필자는 음반을 아예 무시하거나 버리자고 주장하는건 아니다. 그러나 방송사의 음악차트의 점수중 오로지 음반점수로만 1위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너무나 자주 발생하는데 따르는 공정성 시비를 줄이자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실 이번 '라송'의 1위를 본 후 불편해 하는 사람들의 글이 방송이 끝나면 봇물을 이룬다

비의 '라송'은 총점 4722점으로 역대를 논해도 될 정도로 총점이 낮은데, 이건 시기상 그리고 경쟁하는 인기곡이 마땅치 않은데서 비롯되었으니 문제삼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정작 문제는 음원 969 점, 음반 3753점으로 1위를 했다는 부분이다. 

음원과 음반 모두에서 조화로운 인기를 얻어야 1위를 할 수 있게 해야

이런 말도 안되는 1위가 가능한 상황에서 케이팝 한류의 세계화를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랜기간 해외에서 인기가 지속되어 국내인기가 주춤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가 되는 이들은 소수고 대부분 국내활동을 제대로 해야 해외 인기역시 지속되며 서로 시너지를 얻는다.

국내의 지지기반이 약할 수록 반짝가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며 지속적인 활동과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내팬들의 지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수는 아니지만 장근석의 경우 한류의 대세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국내 팬들의 지지가 약해 드라마는 고전하고 있다. 

또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지난번에 합합을 찬밥취급하는 국내 방송사를 지적하는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아이돌계의 대표격인 SM은 음반파워가 높은대신 음원은 매우 취약하며, 그나마 소녀시대정도만이 음원에서도 선방하는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음원시장에 보다 친화적인 제스쳐를 취하며 나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주로 엑소를 통해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음반쪽 대장이 바꿔 나가는 중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아직도 시스템 적인 헛점을 유지하는 방송사와 그것을 다시 악용하는 팬들의 왜곡된 팬심을 그대로 두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음반 구매는 정당한 만큼의 점수가 반영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케이팝의 세계화는 국내 음악팬들의 다수가 인정하는 권위있는 차트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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