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에이 허쉬 "몸이 녹아내려. 숨이 달아 올라" 최악의 가사는 극심한 이미지소모를 불러와

JYP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미쓰에이의 신곡 'Hush'는 걸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종적이자 최악의 형태를 띄고 있다. 마치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마지막 불꽃이라도 화려하게"

필자가 지난 글에서도 수도 없이 반복해서 말하지만, 걸그룹의 섹시어필은 반드시 그것을 상회 하는 다른 신선한 컨셉과 맞물려 있어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숨소리가 들려. 몸이 녹아 내려"

로 시작하는 가사내용은 전부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라기 보다 노골적인 묘사에 가깝다. 가사가 이렇다면 멜로디와 곡의 구성이라도 신선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미쓰에이 특유의 느낌은 일정 부분 살아 있으나 단지 그뿐이다.

근래 화제가 되고 있는 트러블메이커와는 아주 딴판이다. 트러블메이커의 선정성 논란은 뮤직비디오와 안무에 있는데, 사실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장현승과 현아의 조합은 아직도 신선한 매력을 가지고 있고, 그런 매력을 새로이 업데이트해서 보여주니 다음에도 이번과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실하게 장담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유닛의 한계를 넘어 2년전에 이어 다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다. 또한 당장 뿐만 아니라 무언가 내리막앞에 서 있는 느낌은 커녕 아직도 올라서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해준다.

반면에 미쓰에이는 작년부터 무언가 쫒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올해 나온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을 잘 살펴보면 두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먼저 이야기 해보자.

장점을 찾아내 발전시킨 케이스

필자는 이런 케이스로 포미닛의 'What's your name'과 에이핑크의 'NoNoNo'를 들고 싶다. 포미닛의 히트곡이 갖는 특별한 매력은 발표하는 곡 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안에 다시 하나로 관통하는 컬러가 있고 '이름이뭐에요'에서 다시한번 확실한 자기 개성이 무언지 보여줌으로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완성도 높은 춤과 중독성 짙은 멜로디는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고....

가던길에서 더 나은 길을 찾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바른 길이다.

마찬가지로 에이핑크의 '노노노' 역시 지난 수년간 지켜온 컨셉으로 히트친 케이스이기에 긍정적이다. 에이핑크는 멤버 각자가 모두 독특한 매력을 지녔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경쟁력 높은 재능을 가진 걸그룹은 현재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결국 에이핑크라는 이름하에 모인 멤버들의 시너지가 중요하고 그게 음악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건데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들의 반응은 참으로 미묘했다. 잘 될 거 같은데 노래가 조금씩은 아쉬운...팬이 되어 팬의 마음으로 들으면 또 즐겨 들을 수 있는데, 아직 바깥에서 보고 듣기에는 팬이 되기 어중간한 느낌이랄까.

이런 상황에 몰리게 되면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을 텐데, 정은지가 드라마로 대박을 치며 다시 힘을 받은 것인지 새로운 곡 '노노노'는 처음부터 지켜온 컨셉도 살리고 노래도 성공하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어렵지만 성취를 해낸 이후에는 보다 탄탄한 대로가 열리는 길이 바로 이런 방식이다. 지금까지 성공한 케이스는 대부분 이러하였으며, 이러한 길을 벗어나려 하면 어김없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즉, 한발자국씩 내딛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급하게 마음 먹는 순간 추락은 한순간이다. 특히 걸그룹의 경우 마치 막장드라마처럼 정진하기보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자극할 요소란 요소는 다 집어 넣는 방식, 이도 저도 안되면 섹시컨셉이라도 해봐야 겠다는 식의 생각을 가진 제작자들로 인해 이미 궤도에 오른 경우에는 내리막길을 아직 정상에 서보지 못한 신인들에게는 기회 자체를 뺏어 버리게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정체되고 급하고

2013년 올해 발매된 음악은 앞서 말한대로 아이돌 중에서는 두가지로 크게 나뉘며, 그 밖으로는 버스커버스커나 아이유같은 음원강자들이 대중과 쌓은 음악적 신뢰를 바탕으로 반복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필자는 음악적으로 정체되고, 급한 마음을 먹게 되는 이유를 제작자의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아이돌 팬덤의 입장에서는 부정하고픈 말이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팬층의 유입이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해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10년 20년후에 어찌될지도 모르면서 당장 조금더 오래 좋아하고픈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바라게 되고 결국 조금은 나이대가 자신들과 비슷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경향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돌 중에서도 걸그룹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다시 말해 천하의 원더걸스도 (미국에서의 일은 제외하고보더라도) 나이 20대 중반이 넘어서면 급격히 신규팬층의 유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인기가 많은 시기에 어떻게 팬덤 외에도 넓은 의미의 음악팬들과 음악적인 신뢰를 쌓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지속적인 연예활동을 위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즉, 걸그룸 멤버지만 처음부터 연기에 뜻을 두었으며 재능마저 있다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면 될 일이지만 이도 저도 아닌 멤버의 경우엔 진퇴양난의 시기가 데뷔 후 몇해 지나지 않아 찾아오게 된다.

최악의 가사는 곧 "우리는 음악적 신뢰와 상관 없어요" 라고 외치는 것과 깥다.

급하게 되면 일단 노출을 더 많이하고, 자극적인 춤을 추고, 대담한 가사로 된 노래를 부른다. 어김 없다. 앞서 언급한 트러블메이커처럼 장현승과 현아가 가진 재능이 시너지를 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의 한 부분으로 섹시컨셉이 자리하고 있는 것과는 아주 천지차이라는 말이다. 또 다른 좋은 예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씨스타의 '러빙유'가 그렇고, 가인의 '피어나'도 그러하다. 만일 굳이 섹시컨셉을 취하고 싶다면 이런 성공적 사례를 참고삼아 더 나은 방향을 찾았을 때 시도해 봄직한 일이다.

왜, 반복될까.

그렇다면 왜 많은 걸글부이 이런 오류를 범하길 반복하는 것일까. 잘 만든 멜로디와 컨셉을 포장하는 한 수단으로서 선택된 19금 댄스와 갈길 모르고 헤메다가 이도저도 아닌듯해 차라리 섹시어필이라도 해볼까 해서 만들어지고 나오는 음악과는 시작자체가 다르다는 걸 알지 못하는 것일까.

앞서는 가수로서의 생명력에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후자는 급격한 이미지 소모로 당장은 반짝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진 몰라도 소리소문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주장은 필자가 지난 수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수도 없이 반복해서 주장해 왔다.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자신감 있는 곡이 아니라면 하지 말것을 권하고 있다. 가장 최악은 멜로디와 구성은 별론데 가사만 선정적인 경우다. 죽도밥도 아니고 최악이다.

 

 

 

 

미쓰에이 허쉬

미쓰에이의 신곡 허쉬는 일정 수준의 좋은 반응은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이유는

첫째, 수지의 인기
둘째, 미쓰에이의 인지도

셋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너를 원해" 라는 가사부터 시작되는 반복되는 라인은 일단 미쓰에이라는 이름값과 관심으로 인해 그리고 듣다 보면 듣게 되는 매력으로 일정 부분의 반응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일미 차트순위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그러나 가사과 춤 그리고 컨셉은 극심한 이미지소모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음악적 신뢰를 잃어가다 보면 앞으로 반짝 순위에 올랐다가 쉽게 자리를 내주고 마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 긍정적인 부분은 없는 것일까. 곡의 멜로디와 구성에 대한 부분은 미쓰에이만의 특징을 어느정도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조금 아쉬울 뿐이지 크게 부족한 느낌까지는 아니다. 문제는 앞서 지적한 가사에 있는데 JYP에는 곡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걸그룹의 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작사가가 부재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는 문화적 흐름은 다름 아닌 은유에 있다. 직설적 가사가 난무하는 시대라 할지라도 그 안에 은유가 담겨 있어야 한다. 외설과 예술은 종이 한장 차이라지만 그걸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올초 싸이로 인해 재조명 받은 브아걸의 '아브라카타브라'를 몇해 만에 다시 들어보고 "몇년 만에 들었는데도 이렇게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 잘만든 음악은 단지 당장의 반응 뿐 아니라 걸그룹의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게 해주는 결정적인 부분인데, 왜 한순간의 반응을 위해 지난 세월 쌓아 올린 이미지마저 깍아내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돌음악에 대해 폄하 하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아이돌들은 종합예술을 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다. 단지 음악팬들 모두가 이런 종합예술을 원하고 있는지가 관건이자 문제일 뿐. 그러니 좋은 곡 그리고 그곡에 어울리는 안무 그리고 뮤직비디오가 서로 시너지를 내면 잡음 없이 좋은 반응을 얻지만 한쪽에서 삐걱거리면 대중은 "난 그런거 바리지도 않았어. 컴백할 때 춤 연습했다는 소리 하지 말고 노래 연습했다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것 아니야" 라며 비아냥 대기 일쑤다. 그러나 엄연히 음악 외의 다른 요소들은 서로 상승의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게 있으며 단지 음악만 소비하는 층만 있는게 아니라 두루 소비하는 층 역시 상당하다.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단한번도 잘 된 적이 없는 그러니까 반짝 효과는 볼지언정 극심한 이미지소모로 당장 다음 컴백에도 부적적일 수 밖에 없는 가사내용은 아무리 봐도 좋게 생각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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