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클라운과 소유가 함께 부른 '착해빠졌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워낙 자주 음원순위가 바뀌는 탓에 가끔가다 이렇게 정상을 오랬동안 차지하고 있는 경우 가요평론가, 기자들 뿐 아니라 가요순위에 덜 민감한 가요팬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리기 마련이다.

처음 듣게 되었을 때 워낙 소유가 부르는 멜로디 파트가 인상 깊어서 미처 생각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여러번 듣가 보면 확실히 알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매드클라운이 랩 파트의 대부분이 가사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착해빠졌어'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던 중 인상에 남는 부분이 보였다. 어느 네티즌이 "40대에도 들리는 가사는 처음이다" 라고 써놓은 것이다.

랩을 잘 한다고 하는 래퍼들은 많아도 가사가 정확히 전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힙합 팬들에게 사랑 받지만 일반 대중에겐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인지도 역시 일정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랩퍼에게 있어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라임과 플로우 등 실력적인 부분, 가장 기본적이면서 그 랩퍼의 매력을 좌우하는 보이스톤까지 여러 부분에 조금씩 다른 강점을 가진 랩퍼들이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에서 실력을 겨루기도 했다.

매드클라운 역시 이 방송에 출연하여 여러 랩퍼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지만 그보다 더욱 특출한 면이 있다는걸 이번 노래에서 증명해냈다. 가사가 정확히 전달된다는 점은 굉장히 중요한 랩퍼의 덕목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잘 만든 노래 '착해빠졌어'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또한 잘 쓴 가사가 잘 들리기 까지 하면 보너스 효과가 발생한다. 바로 계속 듣게 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잘 생각지 못하거나 간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트랜디한 가사를 쓰는건 정말 짧은 안목이라 할 수 있다. 가사가 트랜디하고 후크한 멜로디로 무장해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해도 대개 그런 노래의 수명은 매우 짧기 때문이다.

잘쓴 가사가 잘 들리게 되면 노래의 생명력이 길어진다. 김도훈이 작곡한 아름다운 멜로디에 귀에 쏙쏙 박히는 착해빠진 여자와 나쁜남자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 수록 곱씹게 되고, 노래의 생명력을 연장시킨다. 그리고 다시 몇달 후 혹은 몇년 후 들었을 때 역시 좋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뜻을 알 수 없거나 혹은 너무 단순하거나 한 노래는 나중에 다시 들었을 때 역시 오랬동안 듣지 않게 된다. 가사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노래에 생명을 불어넣고 오랬동안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매드클라운의 보이스톤은 어찌 보면 가장 매력적이게 들리는 중저음의 랩퍼와 일대일로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착해빠졌어'의 인기에서 증명하듯 대중적인 면에서는 훨씬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40대의 어느 한 남성이 처음으로 가사를 안 보고도 실시간으로 알아 들을 수 있었다고 하는 댓글을 남길 정도라면 맫씨의 랩핑을 단하나의 정답이라 말할 순 없어도 가장 모범적인 답안 중에 하나라고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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