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인재영입에 대한 이슈가 얼마전부터 꾸준히 흘러 나오고 있기에 필자가 원하는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어짜피 안의원이 이글을 보게 될 가능성은 없겠지만...

혹자는 안의원이 국회의장을 만나러 가는 등 하는 행동 하나하나 못마땅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지극히 정상적인 행보이다. 여야를 떠나 그리고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합리적 행보라 생각되면 주저할 일은 없다. 아군과 적을 지극히 구분하기 보다 합리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실제 그렇게 행동하는게 보다 바른 방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5.18 행사에 임기 내내 불참한 것과 같은 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었는데,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선택임과 동시에 대통령으로서의 포용력도 보여주지 못하는 한심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과 행동을 함에 있어서 불필요하게 적을 만들어 논란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재 영입은 조금 다른 문제인데, 독자 세력화를 위해 단기간에 많은 지원하는 인사들을 받아 들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게 필자의 판단이다.

 할말은 하고 할일은 하되 합리적 행보에서 벗어나는 일은 자제하되, 자신의 전투력을 보여줄 곳은 신중히 선택하여야 한다. 국민을 위해 정책을 연구하고 그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전투적으로 임해 할일은 할 줄 안다는 인상을 만들되, 평소 언행과 행동은 포용력을 갖춘 인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안의원의 이런 행보를 두고 '간'을 본다며 비하하는 부류들이 있지만 그런 주장에 휘둘려서는 아니된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고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는게 더욱 좋은 선택이다. 대신 주변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각각 다른 역할을 맡아 주어야 하는데 아직 두드러지는 인물은 없지만 결국 빌게이츠가 스티브발머를 만났듯이 안의원과 다른 능력을 가진이들이 모인다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구난방으로 달려드는 인사들을 무작정 받아 들여서는 매우 곤란하다. 한번 단추를 잘 못꿰고 나면 돌이키기 힘든게 사람관계이기 때문인데, 민주당이 과거 유력한 인물들이 뉴타운 열풍에 밀려 대거 낙선하고나자 접전지역이 아니었던 지역에서 당선된 이들이 당의 중추가 되면서 과거의 민주당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한번 얽혀 들어가기 시작한 인맥관계는 좀처럼 쉽게 풀어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학연 지연 등의 요소가 아직 어떤 구체적 정당의 형태로 그 안에서 권력이라는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안의원에 대한 기대가 알게 모르게 상당히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아직 풀어내기 어려운 관계가 없는 깨끗한 상태여서 구태에 물들지 않고 새정치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국민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상은 좋으나 정치현실안에서 쉽게 성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존의 틀에 얽매여서 뜻을 관철하지 못하는 정책들이 있을 수 있고 (여야 국회의원 모두와 관련 있는 국회의원 연금법과 같은) 새로운 정치에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는 인재들이 있을 거라 생각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좋은 선배, 좋은 상사, 좋은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모두 상대적 개념으로 그만큼 인재를 만나는 것과 자신을 알아 주는 윗사람을 만난다는건 모두 어려운 일이다. 과거 유시민와 같은 인재가 그를 알아 주는 사람이 있긴 하되 너무나 적어 제대로 뜻을 펼쳐 보지도 못했던 안타까움을 생각해보라.

나는 안의원이 어떤 인재를 맞이 하는가에서 그의 무게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첫 단추를 잘 못 꿰면 솔직히 안의원의 미래를 좋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정치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있어서 그 만큼 뜻을 같이 하는 초기 인재들이 중요하다.

안의원에 대해 필자가 호의적인 이유중에 하나는 그가 박경철이라는 인물과 친분이 깊기 때문인데, 박경철(필명 시골의사) 원장은 TV에선 경제및 증권 전문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는 사실 통찰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본인이 자신의 주어진 역할을 정치에 두고 있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세상일을 꿰 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보기 드문 인물이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그가 박원장과 친분이 있고 뜻이 통한 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안의원에게 신뢰를 보내는 한 사람이다. 물론 이런 이유가 전부는 아니며 안의원의 인생스토리를 대부분 책과 여러 경로, 그리고 과거 PC통신 때부터 알아왔다.

현재 안의원 박경철, 박원순(이분은 민주당), 금태섭 변호사 등 이미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절대적 숫자놀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뜻이 맞는 인재여야 된다는 점이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이 창대하려면 이렇게 시작을 함께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잘 맞는가에서 가늠되어 진다.

안의원이 서두르지 말고, 차별화된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민주당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두가지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첫번째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인물을 키우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이미 수렁속에 빠진 권력구도를 내려놓고 진심으로 계파를 넘어 하나가 되는 것인데 아직 가능성을 논할 정도기 되지 못한 상태여서 안의원은 민주당의 지지도가 급락한 이유를 잘 헤아려 처신함이 좋다.

양측이 서로를 욕하고 비난하며 경쟁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취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여 나중에 그 성과에 따라 합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제조건인 비난과 견제만이 판을 친다면 사실상 무의미한 합일일 것이므로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르로 보아선 가진걸 내려놓고 하나가 되려 하기보다 무조건적인 비난만을 일삼는 분들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제 답은 안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성공적으로 시작되어 큰 흐름을 만들고, 뜻있는 인재들은 그 흐름을 더욱 크게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 노력하면 될 일이다. 이런 단계로 가기도 전에  얽혀 버린 인간관계로 인해 무너지지 않길 바라기에 이글을 쓰고 있는 것이며, 결국 안의원 마저도 수렁에 빠지는 일이 없길 희망한다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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