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와 핵무력을 병진할 새로운 노선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아마도 이는 그들이 국제사회의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지향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런 소식을 들으며 가장 먼저 우상화 작업으로 세뇌시켜가며 합리적 국가경영과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해 왔던 북 당국으로 인해 주민들이 받았을 고통이 생각났다. 또한 국제사회를 긴장시켜가며 핵을 개발한 것이 그로 인한 고립으로 주민들이 받은 고통과 희생보다 값진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최근 세계 경제흐름의 변화로 인해 미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지위가 약해졌고, 북은 핵실험은 계속했으며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미국이 최소한으로 놓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북의 핵보유는 사실상 공식 인정 받기 어렵다. 대한민국과 미국이 동맹관계인 이상 그러하며 나중에 대북제재가 지금보다 완화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경제건설을 내세우는 북의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북 당국은 전원회의를 통해
-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의 생산력증대
- 농업과 경공업에 대한 역략 집중을 통한 인민생활 안정
- 자립적 핵동력공업 발전 및 경수로 개발 사업 추진
- 우주과학기술발전을 통한 통신위성 등 위성 개발 발사
- 지식경제로의 전환 대외무역의 다각화, 다양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 핵무력 확대

위와 같은 전략은 가까이 보나 멀리보다 대부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필자의 주장의 근거를 말하자면,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하던 시기에 있던 여러 시너지들이 거의 대부분 북에선 발생하기 어렵다. 현재와 같이 고립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이 아니면 굶주릴 정도의 식량난과 기초공업부분의 자력발전은 일정 수준의 무역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싼 인력을 바탕으로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꾀하는듯 하지만 북이 핵을 보유하는 걸 국제사회가 쉽사리 공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조차 쉬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하지만 현재 북은 그런 선택을 쉽게 할 상황이 아닐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 주민들은 현재도 이미 일주일이면 케이팝 및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문화를 통해 퍼져가는 인식의 변화는 느린듯 하지만 굉장히 빠르고 깊숙히 침투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길어야 10년안에 북한 주민들의 생각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고, 북이 고립을 자초하는 핵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주민들의 달라지는 생각을 경제발전이 뒤쫒아 가지 못하는 괴리현상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섵부른 판단일런지는 모르나 북한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강을 건넜다. 지난 이명박정권 당시 무작정 비난만 할게 아니라 그들이 지적한 바 있는 햇볕정책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계승하여 대북정책을 보다 잘했다면 좋았을 테지만 오로지 강경모드로만 일관하며 사실상 얻은건 거의 없고 대부분 놓치기만 했다. 일부에선 강경대응으로 인해 햇볕정책으로 잃은것보다는 덜 잃었다며 자화자찬하기도 하지만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다. 덜 잃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더 잃더라도 더 많은 것을 그동안 얻어내 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리고 사실 과정이야 어떻듯 집권하는 동안 대북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핵실험을 계속 하는 등 악화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북은 강을 건넜고, 돌아오기 어렵게 되었다. 과정상에 문제가 있다면 개인일 경우 구구절절 지난일을 들먹이며 과거지향적인 말과 행동을 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 없을 테지만 국가단위라면 현재를 바탕으로 앞날을 대비해야 함이 마땅하며, 따라서 대북고립을 풀어줄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은만큼 대북제제를 일부 완화까진 몰라도 크게 물러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숨통을 열어줄 정도는 되어도 발전을 꾀할 정도로는 한발자국도 나설 수 없다는걸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핵을 제외한 협상의 융통성을 최대한 발휘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꽉 막힌 한심한 대북정책을 그대로 답습해선 안되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핵에 관해서만큼은 절대로 용납해선 안되므로 북이 핵을 보유하고자 하는 이상 경제가 한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여러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북한당국은 핵과 경제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그러나 핵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국제사회가 지키고자 하는 명분이기도 하며, 북한 당국이 고립을 자처하는 이상 발표한 경제발전 계획은 꿈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대외적인 고립과 관계 없이 자립적으로 경제 발전을 하려면 인구가 최소 1억 이상에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최소한의 무역규모를 갖으며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이런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도 쉽지 않은 마당에 무슨 일만 냈다하면 제재받는 깡패국으로 인식된 북의 경제발전이 과연 가능할까? 또한 결정적으로 과거 대한민국의 결제발전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바탕이 되어 주었지만 북엔 이런 부분이 매우 취약하며 개선될 여지도 없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아직 많은 부분 부족하겠지만 달라지고 있음은 분명하고, 어느순간에 이르면 크게 북한 사회를 뒤흔들 것이라 필자는 믿는다. 그런 생각의 변화를 경제발전이 뒤따라 가지 못한다면 분명 무슨일이 일어나도 일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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