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김재철 사장이 드디어 방문진 이사회의 70%찬성으로 해임안이 가결됨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012년 초 MBC노조의 방송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리를 지키며 유능한 인재들을 한직으로 밀어내고 MBC를 위기에 빠트렸던 그가 물러나게 되면서 되찾아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그 중 놓치지 말아야겠다 싶은 몇가지를 짚어 보겠다.

첫째, 인재활용의 정상화

안타깝게도 오상진 전 MBC아나운서가 불과 얼마전 끝내 퇴사하고 말았다. 언론을 통해 최일구와 오상진의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들은 어느정도 되지만 그 외에 인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21세기 MBC에선 현실 같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한채 퇴직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회사는 사람이 우선이다. 조직을 이루는 많은 사람들이 유무형으로 만들어 놓은 조직문화와 시스템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김재철 사장은 이 점을 지나치게 간과했다.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 예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경우가 있는데, 스타개발자로 이름을 알리고 회사를 나가면 대박은 따논 당상인거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MBC를 이루는 구성원 한명한명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지키는 진정한 자산인데, 그중 핵심 인재들을 방치하였으니 MBC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신뢰는 추락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요즘은 모바일 환경이 개선되 휴대기기로 방송을 접하거나 IPTV로 재전송된 방송을 시청하고, 케이블 채널의 경쟁력이 올라가며, 종편마저 인기 드라마를 내놓는 시절이다보니 자연스레 지상파 방송3사의 영향력은 장기적으로 줄어들어 가고, 이에 대응해 노사가 힘을 합쳐 변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데, 하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김재철 사장이 수장에 자리하면서 도움을 주기는 커녕 기름을 붓고 불을 지피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하면서도 안타까운 일인가!

둘째, 신회회복이 절실하다.

한번 잃은 신뢰는 단기간에 되찾기 어렵다. 이미 경쟁력은 훼손되었고, 아무리 공정성을 회복하려해도 마음처럼되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위기를 기회로 더욱 똘똘 뭉쳐 헤쳐나가는 경우가 없는건 아니나, 신뢰 회복이 그리 쉬웠다면 염려도 걱정도 기우에 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신뢰 회복은 그리 만만한 명제가 아니며, 짧다면 짧은 몇해간의 고난이 끝났다고 자축만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렇게 훨씬 더 어렵고 힘든 길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MBC사 장성화 된다고 해서 갑자기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올라갈 수 있을까? 물론 어느정도는 즉각 반응이 올 수도 있으나 MBC가 최고이 사랑을 받던 시기에 나오던 시청률에 가까이 가기 위해선 손상횐 신뢰와 더불어 전문성 등 많은 부분에서 장기간의 시간과 노력을 요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부분이 쉬웠다면 SBS가 개국 이후 절치부심 했음에도 자력이 아닌 이유로 뉴스2위가 되기 전까지 방송3사중 항상 꼴지를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밖에도 수 많은 고난이 예상된다. 예컨데, 새로 영입된 인물들과의 충돌, 김재철 사장의 뜻대로 움직였던 일부 직원들과 노조와의 마찰만 해도 시청자들이 눈으로는 볼 수 없어도 내홍이 있으리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최우선 과제는?

앞서 일은 사람이 한다고 주장했듯이 다음 사장이 누가 될지도 중요하다. 정지적 색깔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고, 날선 비판적 시각을 견지할 유능한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데, 손석희 전 아나운서 정도라면 적당하겠다. 그의 라디오 방송이나 과거 100분토론을 진행하던 시기에 보여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날카로운 지적 과 진행은 결국 여야 패널을 압도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필자는 국민과 시청자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손석희의 냉철한 판단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경영 능력 평가 및 대표로서의 '손석희'를 떠올려 말한건 아니며, 단 그런 공정하고 냉철한 의지가 돋보이는 인물을 떠올려 보았을 뿐이다. 차기 MBC사장은 경영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인물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또한, 김재철 사장의 여러 의혹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죄가 있다면 사법처리를 해아 한다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친다. 이 글이 마음에 든다면 추천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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