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먼저 박창근교수에게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4대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박창근 교수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분이었는데, 사업이 진행되기 전부터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반대활동을 한다는게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남보다 한발자국 더 앞에서 모진 바람을 다 맞아가며 힘들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를 뒤돌아 보자. 2012년 이전에는 박창근교수외에 다른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4대강을 찬양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왠일인지 작년부터는 목소리 컸던 사람일 수록 가장 먼저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TV에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을 통해 녹조현상에 대한 보도가 잇다름에도 제대로 된 영상이나 사진을 접하기 어렵다가 날이갈수록 엄청나게 불어나는 녹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서야 지상파와 주요언론사에서도 다루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실공사와 녹조현상 등에 대해 국민들이 진상을 알게 되자 그때부터는 TV에 박창근 관동대 교수의 얼굴은 점점 더 자주 보이는 반면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던 것이다.

목소리 크기가 비슷해도 수동적이고 받어적 입장쪽은 힘이 빠진 소리로 들리게 된다. 녹조현상에 대해 큰 일이 아니다. 환경에 문제 없다라는 주장을 펼치던 사람들도 상류로까지 번지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렀을 무렵에는 입을 닫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던, 그러나 이제 부정했던 사람들도 인정하는 총체적 부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관련 지식이 있거나 알려고 했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4대강의 겉모습 외의 진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온 국토를 황폐화 시킬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눈감고 귀닫으며 알려하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아마 정치인을 비롯해 4대강 사업으로 유무형의 이익을 얻는 부류와 진심으로 옳다 여긴 사람들의 수는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명박정부가 아직 임기를 다하지 않았고 같은 당의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상황에서 나온 조사결과도 믿지 않고 여전히 4대강은 옳은 판단이었으며 감사원의 조사도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런 사람들을 놔두고 가장 앞에 나섰던 사람들은 뒤따라온 사람들이 버티는 있는 사이에 이미 뒤로 빠져 버린 셈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꾸준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글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4개강을 비롯한 전국의 대규모 지역사업의 문제점인데, 예를 들어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밑빠진 물에 물붓기 식이 되어버려서 지역경제를 휘청이게 하는 일들이 너무 비상식적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에게 일더하기일을 몇이냐고 묻는것과 같은 아주 단순한 판단이 나올만한 일도 자신의 이익앞에서는 전문가라고 이름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사업 타당성 용역결과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단체로 한목소리를 내니 바싱식이 상식처럼 되어 버렸다.

또한 마찬가지로 자주 반복해서 거론하는 지역이슈로는 서울경기의 뉴타운이 있고, 인천의 청라지구, 은하레일 등이 있다. 모두 말도 안되는 사업성 검토과정이 있었다. 특히 뉴타운의 경우 4대강을 강력 추진한 MB가 서울 시장 당시 입안했던 정책으로 부동산 버블의 팽창을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고 일어나면 땅값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는 보수언론과 시 차원에서 개발붐을 조장한 뉴타운은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안그래도 세계적인 부동산 버블이 마지막 불꽃쇼를 벌이려 하고 있을 때 남들보다 더 큰 진폭이 우리나라에 있게 만들었다.

잘만 진행되었다면 부작용은 덜했을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니 이왕이면 잘하길 바라는게 어떻냐고. 그런데 이런 생각은 모순이다. 예를 들어 작년 모 기업회장은 자신의 경영판단의 잘못으로 회사를 파산직전까지 몰고 갔으면서 그 책임을 지려하기보다는 온갖 편법을 동원해 자기몫은 다 챙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한 바 있다. 이런 부류는 어떤 일을 맡아서 잘 되면 다 내탓이요, 안되면 니탓하게 된다. 애초에 사고 방식 자체가 다르다. 부작용 자체를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4대강을 반대해왔다. 그것도 너무나 힘들게 반대해왔다. 박창근 교수는 적군에게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서 결사적으로 항거해온 까닭에 날아오는 창칼에 가장 많이 맞았다. 이제 늦었지만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총체적 부실을 인정함으로서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작은 결말 하나를 얻게 되었다. 이제 앞으로 점점 더 이렇게 진실이 밝혀지는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점을 확실히 짚고, 바로 잡아야 한다. 당장 4대강 부실공사의 과정를 철저히 검증해야 보다 확실한 대책마련이 가능할 것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