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당선자는 박근혜가 되었다. 이런 선거결과의 결정적 이유는 바로 연령대별 투표율차, 이익중심의 투표, 이 두가지로 집약해 말할 수 있다.

이익중심의 투표

이번 대선의 판도를 가른 가장 결정적인 지역은 바로 인천을 비롯한 경기도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경기도내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 해왔지만 대개 정권심판론이 힘을 얻는 시기에는 현 야당인 민주당이 조금은 우세하게 나타나곤 했다. 문재인 후보가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5%이상, 경기도에서 약간의 우세가 나와줘야 겨우 급격히 새누리당으로 기울어진 충청과 강원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경기에서 새누리당이 우세했던 것이다.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지역마다 너무나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일일이 분석해봐야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식이 되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어떤 해석도 정확하다고 말하기 어렵고 신뢰하기도 어렵다. 결국 대선과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거결과에서의 득표율 자체만으로 민심을 이해 하는게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기존의 여러 선거에서 드러난 득표율에서 바뀐 부분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인데, 득표율이 크게 뒤바뀐 지역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충청도는 세종시가 있고,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으며, 인천은 아시안게임이 있다. 세종시를 제외한 나머지 두곳은 지역경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적 위기에 처해 있는데, 이런 경우 지역의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되는 경향이 짙게 되고 결국 해당 지역의 민심은 악순환에 빠져버린 지역경제의 해법으로 박근혜를 선택했다.

 

 

유권자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박근혜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전라도보다 두배가 넘게 많은 경상도가 일방적으로 새누리당 지지라는 점, 충청과 강원이 새누리당 지지로 크게 변한점을 경기도가 상쇄해 주지 않고 오히려 가중시켰다.

 

 

문재인과 박근혜 두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크게 다른 점이 많지 않다. 그런데 모든 공약은 재원조달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 재원조달은 곧 문재인의 이명박정부를 비판하는 주요근건인 부자감세 문제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오바마를 당선시킨 부자증세 문제는 부자와 서민이 고르게 경기불활의 고통을 나눠지자는 대의에 국민들이 동의해 준 것이고, 경기와 충청 강원은 이런 나라 경제의 큰 틀 보다는 지역경제를 조금 더 우선해 했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부자증세를 하지 않고 나라빚이 줄어들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세계경제의 불황은 단기적일 수 없고, 그건 다시 한국경제만 나홀로 발전하기 어렵다는걸 말해주는데 이런 상황에서 부자증세 없이 나라빚을 줄이거나 혹은 유지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다시 말해 박근혜 후보가 부자증세를 하지 않고 서민들에게 전가하는 방법도 선택하지 않으려면 결국 나라빚을 줄일 수 있는 결정은 내릴 수가 없게 된다. 유일한 해법은 한국경제가 타국에 비해 독보적인 발전을 하면서 전체적이 여건이 좋아지는 것인데 이마저도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 결국 눈앞에 닥친 현실적 문제보다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너무나 막연해서 피부로 와닿지 않는 나라빚을 줄여 후대에 전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또다시 5년후로 넘어갈 공산이 크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MB정부 들어 천문학적인 수치로 증가한 나라빚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어려움을 후대로 넘기는 꼴이다.

 

연령대별 투표율 차이

18대 대선의 최종투표율은 전국 75.8%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 20대 65.2%
- 30대 72.5%
- 40대 78.7%
- 50대 89.9%
- 60대 78.8%

위의 투표율을 보면 20대가 두드러지게 낮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맹렬하게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만 볼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더 현실적 어려움을 체감하는가와 그 해결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투표를 통해 현실적으로 나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을 50대가 가장 확실히 갖고 있었다는 말이고, 그들은 단지 박근혜 당선자에게 62%가량의 지지를  보여줌으로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50대는 20대가 원하는 세상보다 자신들이 현실이 더 중요함을 표로 증명했다.

 즉, 한국 사회의 중심인 50대가 미래를 이끌어 나갈 20~30대의 미래보다 자신들의 현실이 더 치열하다는 것을 투표율로 증명해 보였다는 말이다. 세대간의 갈등은 사실상 갈등이라기 보다 서로 얽혀 있는 문제인데, 20대는 누군가의 아들딸이며 50대는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50대는 자녀교육비 마련에 허리가 휘고, 명퇴의 스트레스가 고통 받고 있는 베이비부머 시대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세대이며, 돈과 힘을 두루 쥐고 있는 한국의 중심 세대이다. 결국 그들의 문제가 곧 젊은 세대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보았을때, 20대가 실감하지 못한 문제를 50대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인 박근혜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은 대체적으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가 51~54%사이의 지지율을 보였는데,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우세지역인 서초, 강남을 제외하고 주목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면 바로 필자가 거주하는 송파구다. 인구수도 가장 많고 고소득층과 중산층 그리고 서민층이 고르게 많은 지역이다.

 송파구는 현재 다른 구와 마찬가지로 뉴타운사업으로 인한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독보적인 경제 성장을 하게 된다면, 뉴타운 사업은 사업성이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당분간 부동산개발의 사업성이 살아나길 기대 하는 것보다는 한동안 이어질 세계경제 침체의 충격을 견뎌내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판단이 더 맞을 것이다. 따라서 신도시나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부동산사업의 사업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19평대의 집(주인), 약간의 빚이 있는 이웃분이 뉴타운을 지지한다. 그리고 박근혜가 되야 뉴타운이 잘 진행될거라 말하고 다녔다. 적어도 수억의 분단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주어도 그건 50평이상의 집주인에게나 해당되는 거라 들었다며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딱지 프리미엄은 부동산 상승기에나 통하는 거라 말해주려다가 참고 말았다.

 

강남-서초는 새누리당 지지이유가 확실하다. 용산엔 역시 인천-평창-세종과 흡사한 지역이슈가 있다. 그런데 송파-강동은 실제론 강남-서초와 다르면서 표심은 새누리당인 모순이 있다.

남은 과제와 결론

18 대선은 사상처음으로 인구수도 50대가 20대보다 많아지고, 다시 투표율도 90%에 육박하면서 40대의 표심이 중요할 거란 세간의 평을 깨버리고 말았다. 지역구도는 여전했고, 지역이슈가 투표율을 움직였으며, 연령별 세대결이 벌어졌다. 연령별 지지율의 차이가 기울어짐이 크지 않았다면 자연스러운 세대간의 차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아주 크게 기울어짐으로서 18대 대선의 결과를 가른 가장 큰 이유라 하기에 충분하다. 이제 한국은 20~40대가 바라는 세상보다 50대 이상이 바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방향의 선두에는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 당선인이 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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