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의 백광현
저자 이수광

마의 출신으로 어의가 된 백광현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와 소설책이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 내었는지 궁금했다. 드라마로 방영 초기 소설책을 받아 보게 되었으나 어느정도 시일이 흘러 이제서야 비교할 점들이 보여 서평을 남기게 되었다. 

 

괴의, 독자적인 길을 일구어 낸자.

과거로부터 이름을 남기는 사람 중 큰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대개 자기분야에서 독자적인 길을 여는 사람들이었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지식에 의존하여 발전시킨 이들은 새로운 길을 여는 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만 그에 따르는 명성은 미치지 못하는 법이다. 과거만 그런게 아니라 오늘날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소설속의 광현은 괴의이자 신의로 묘사된다. 드라마의 초반에 뛰어난 마의, 침술을 잘 하는 마의정도로 묘사되는 것과는 천양지차라 할 수 있다. 마의로서 경지에 올라 경계를 허무는 단계에 이른 신의로 궁에 불려서 임금을 치료하니 당시 시대배경을 생각하면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드라마에서는 어떤가. 드라마속의 백광현은 먼저 어릴 때 신분이 달라지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의들 속에서 자라나 마의가 되었고 노력하여 경이적인 침술실력을 가지게 되었으나 의사로서의 전반적인 능력은 부족하며 마의에 대한 차별과 의술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의관시험을 보고 인의로의 길을 걷게 된다.

이는 이병훈PD가 성장스토리를 선호 하는데서 비롯된 차이점이라고 생각되는데, 그의 전작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마의 역시 이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소설과 일치 하는 부분은 역사적 기록에 의거한 일부에 국한되고 전혀 다른 내용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드라마라는 매체의 성격에 맞게 시청자의 볼거리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장치들이 있다. 특히 이병훈표 사극에는 그런 장치들이 여럿 보인다. 강지녕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대장금에서도 보여준 사건의 연속과 그 해결과정에서 사랑과 신뢰를 쌓아 가는 남여주인공의 모습이 드라마 '마의'에서도 엿보이고 있고, 다양한 살아 있는 케릭터들의 향연 또한 여전하다. 그리고 아직 방영분이 많이 남아 있기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으나 당시 궁의 핵심 변수가 될 옥정(장희빈)의 존재가 소설에서는 초반부에 이미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점이라 하겠다. 또한 숙휘공주 또한 등장하는데 공통점과 차별점을 구별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설과 드라마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머리 속 종기를 제거하는 과정에 얽인 음모에 대한 묘사부터가 판이하게 다르니 이런 극적 요소들에 대한 차별점만 찾아보아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런 중요 포인트 외에는 많은 부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장옥정과의 은밀한 사랑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한 시대를 산 일세의 큰 의원이었던 백광현의 삶이 멋 훗날 드라마와 소설이라는 다른 장르에서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남긴 족적이 가볍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본 소설속의 괴의이자 신의 백광현의 모습은 드라마에 비해 못하지 않으며 전혀 다른 케릭터로 색다를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필자가 소설 '마의'를 읽고 있는 것을 본 지인들이 하나같이 드라마로 하고 있는걸 왜 보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대답은 '재밌으니까' 뿐이다. 아마도 몰라서 안볼 수는 있어도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인물에 대한 소설이라 더 재밌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미있었다. 여러분에게도 일독을 권하며 글 마친다.

p.s 내가 본 소설 '마의'는 MBC드라마의 원작소설과는 다른 책이다. 저자 이수광으로 검색해야 맞는 책을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