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자들중 비교적 젊은 50대 이하에서는 이번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에 대해 두가지 주장을 폅니다. 하나는 그래도 정당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민주당이 인기가 하락한 이유를 지금까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주장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 다음 안철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그래도 정당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전통적 지지자들이 문재인후보를 지지하는 주요 논리입니다. 말은 간단하지만 정당 자체가 하는 역할이 너무나 많고 그 역할들이 지지자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에 결코 정당을 버릴 수가 없는데 어찌 무소속으로 단일화가 되겠느냐는 논리죠. 특히 40대가 이런 주장을 많이 합니다. 그건 현실을 잘 알고 현실족에 정치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논리를 확고히 가지고 있는 연령대이기 때문에 하는 주장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좋아 보이는 바탕에는 순수하게 인물이 좋은 분들도 계시지만 실은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좋게 보는 경우도 적잖은 점도 한 이유입니다.

반면에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도 민주당이 왜 인기가 추락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건 진보 혹은 보수의 어떤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닌 그저 민주당 자체의 문제라 보여지는 부분들입니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것 같으면 변화 하는 이슈를 선점하던지 아니면 불리한 이슈 발생시 역공을 제대로 취하든지 그도 아니면 묵묵히 지킬건 지켜가며 인내할줄 알든지 뭐라도 확실히 해야할 것인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를 취해 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학법이 당시에 보수언론을 통해 하루도 그칠날이 없이 메인뉴스와 칼럼 종교계등 전방위적인 엄청난 융단폭격을 당했음에도 민주당은 제대로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당시 한나라당이 무리하다 역풍을 맞은 탄핵정국에서만큼은 제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다수당이 된 이후로도 여전히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그렇게 세월 다 보내다가 막판에 노무현대통령의 인기가 다소 하락하자 내놓은 손발 다 주머니에 집어넣고 뒤돌아 서는 선택을 했습니다.

필자가 왜 이제와 지난 이야기를 하는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변화하고 개선이 되었다면 하지 않을 이야기인데 지금도 그런 양상이 여전하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공수처를 만들 수 있었다면 검찰간부의 비리가 드러났을 때 경찰과 검찰이 서로 수사권을 가지고 논쟁할 필요가 없고, 사학법이 누더기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대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이유가 대폭 줄어 들었을 것입니다. 민주당은 그러니까 참여정부 들어서는 시점부터 지금까지 여당으로서나 야당으로서나 실격이고, 최선의 결과 뿐 아니라 차선의 결과도 못 얻어내 왔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결정적으로 자신들의 문제점을 인정치 않고 변화를 하는 시늉만 하다 여의치 않으면 다시 되돌리는 우를 자주 범해 왔습니다. 칼을 뽑았으면 무레다 베어야 할 것인데, 어설프게 뽑았다가 어설프게 그냥 집어 넣어 버린 일이 많았습니다.

정리하자면 세가지 이유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다수당이 된 이후 낸 성과가 없다는 점. 둘째는 노무현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점. 셋째는 변화와 이슈를 선점하는데 약한 브레인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안철수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감을 이해할 수 없는데요. 그런 태도가 민주당의 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를 생각했을 때 안철수후보는 민주당이 잃어버린 중도층의 지지하에 일어선 사람이라는걸 인정했을때 비로소 진정한 단일화 협상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잃어버린게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예로부터 중도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성향을 투표로 말해야할 필요성이 강할 때만 행동으로 옮겨왔습니다.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확실치 않거나 그도 아니면 대선후보가 하나같이 다 맘에 들지 않을 때 투표를 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습니다. 그들이 지난 2002년 이후 민주당에게 손을 그리 잘 들어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도지지자들은 사실상 진보적 색채가 조금 더 강합니다. 투표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끼고 지지할 후보가 있다면 투표를 합니다. 투표율이 높고 바람이 불었을 때 민주당이 종종 승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 다수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때문입니다. 누가봐도 당시의 탄핵은 말이 되지 않았고 누가봐도 역풍이 불 수 밖에 없었으며 그걸 중도층은 투표로 말해주었던 것이고 이제 그 중도지지층이 보기 드물게 집결하여 안철수라는 대상에 대한 표심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도를 비롯해 합리적 성향의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를 선택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상대를 정당이 없는 후보라고 말하며 낮춰 보고 말하면 안됩니다. 그런 태도가 얼마나 심각한 잘못인지 모르고 있다면 그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상대의 높은 지지도를 아무런 노력 없이 얻어낸 잠시의 인기라고 평가 절하 해선 안됩니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중단에 대해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 라고 말한 이유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비전이 있습니다. 설득력을 얻어가는 과정을 답답하다고 생각해선 민주당의 미래는 없습니다. 잠재적인 지지층의 기반이나 다름 없던 중도층을 사실상 잃어버린 형국임을 반드시 자각해야 합니다.

근래 세기의 다툼이라고 불리우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법정공방은 이슈가 되고 논란이 되면 될 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공방을 필자는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언론과 국민의 시선이 이 두사람에게 모여져 가고 있기 때문이죠. 시선집중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 효과가 아주 크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심해야할 것은 후에 단일화가 되었을 때 앙금이 남을만한 다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악수하고 웃으며 대하다가도 다시 서로를 비난하고 다시 화해하고 악수도 하고 그러는게 정치라지만, 그럼에도 앙금으로 남을 만한 발언이나 행위를 해서는 안됩니다. 나중에 둘 중 한명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을때 앙금이 남아 있다면 국정운영이 수월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측은 이제라도 안철수의 뒤애 다수의 국민의 지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동등한 상대로서 대하지 못했음을 사과하여야 할 것이며 다시는 이번 대화중단의 이유인 안철수 양보론과 같은 같잖은 주장을 해서는 안됩니다. 만일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다 한들 그런 자세로 과연 훌륭한 정치를 할 수 있을까요. 전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탄택정국때 어땠는지 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이대로라면 안철수가 단일화에 지고 문재인이 야권통합후보가 되어 선거를 치루게 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중도층이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누가 이기고 지든 상대를 인정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양측은 노력해야 합니다. 비방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지 안하무인식의 양보론이나 단일화협상팀에 대한 공격은 해선 안되며 가장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할 부분입니다. 동네 친구들끼리 술한잔 걸치며 할 수는 있는 이야기일 수는 있어도 대선후보캠프에서 그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면서 최악의 선택입니다.

요즘 인터넷 댓글을 확인하다 보면 놀라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야권 단일화의 두 대상을 지지자들끼리 서로 비방하는 내용입니다. 최선과 차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적을 만들기를 좋아 합니다. 내맘에 들지 않으면 아군과 적군에 관계 없이 적대시하려 합니다. 필자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백프로 완전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갈등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이 얼마나 합리적인지는 봅니다. 결과를 중시 하는 사람들은 이런 과정이 답답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조급증이 대의를 망쳐온 주범입니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단일화가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고 지더라도 승복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인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은 필요 없다며 강짜를 부려서는 안됩니다. 최선과 차선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촉구 하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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