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비가 어릴적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인 1984년 TV를 통해 강변가요제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 대회 참가자 중 촌티나는 머리스타일에 가창력이 굉장한 사람이 있어 눈길이 갔다.(그어린나이에도 알아볼건 알아본다) 동 시간대에 함께 시청하던 분들은 아마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이선희는 84 강변가요제 대상을 수상하고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으며 80년대 중후반 발라드의 전성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었다.

이선희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들은 대개 비슷한 몇가지를 떠올릴 것이다. 둥그런 턱선과 선한 이미지, 늘 바지만 입고 나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곤 했던 그녀.

여기서 잠깐, 당시 상황을 직접 겪은 이만 알 수 있는 이선희에 대한 두가지를 낭만소는 짚어 보겠다.

첫번째로는, 이선희의 정규 앨범 수록곡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본래의 목소리보다 가늘고 갸냘픈 목소리가 초반부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체구에 폭발적인 가창력도 좋지만 이선희의 음악 자체가 분위기빨 받는 감성적인 음악이 많기 때문에 후렴구에서야 티가 그다지 나지 않지만 초반부에서만큼은 음악적기술(?)을 통해 가늘게 녹음했던 것이다.


 


두번째는, 바로 당시 가요계의 텃세. 지금도 크게 달라진바 없지만 그때 당시에는 앨범 대표곡 한곡 정도만 밀어주고 나머지 곡들은 앨범내 숫자 채우기만 하는 앨범들이 상당수였는데 반해 이선희의 앨범은 전곡이 모두 명곡들이었으며 그중 여러곡이 연이어 히트치는 보기드문 사건아닌 사건이라 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데뷔앨범 에서는 'J에게', '아 옛날이여'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으며, 2집 수록곡들도 역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3집[잃어버린 약속] 에 수록된 '알고싶어요' 는 정말 최고의 인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이후 발표된 '나항상그대를' 는 아직까지도 노래방에서 부르는 이가 많은 명곡으로 대박을 터트린 곡이었다. 

5집이 발표된 89년도에는 말그대로 한해 내내 이선희의 곡이 전국을 강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 한해 가요계의 단 한명의 인기주자를 꼽으라면 단연 이선희였고, 이는 당연히 연말 가요대상에 이선희는 단연 0순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가요대상에서 이선희는 대상을 수상하지 못하였다. 말그대로 발라드는 아직 대세가 아닌 대세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었고 그 선두주자라 할지라도 보수적인 방송국에서는 기존 트롯트의 히트곡 하나로 앨범 수록곡 다수가 연이은 히트를 기록한 이선희보다는 현철, 주현미에게 상을 주었던 것이다.

물론 현철과 주현미가 어설픈 히트를 쳤다는 것은 아니다. 그 둘 또한 당시 트롯트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던 주역들이었으니까.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히트곡과 앨범판매량등 종합적이고 비교적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면 86~89년 사이는 모두 이선희의 몫이었을 것이다.  86년도야 인기정상의 반열에 오르는 과정이었으니 아쉽지만 전영록에게 내주었다고 내심 위안을 삼았었는데, 88년에도 내리 물먹고 89년의 엄청난 대박 속에서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하자 이후 내내 기분 얹짢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런 그녀가 가요계에서 한동안 보기 힘들어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바로 91년 시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이후 연예계 활동이 뜸해지기 시작하였다.


포스팅을 위해 가끔 유튜브 사이트를 돌아다니고는 하는데 이선희의 열성 팬인었었던 듯한 제작자의 정성이 담긴 동영상을 발견하였다. 영상 속에 있는 앨범중 상당수는 낭만소도 가지고 있었다. 용돈이라고 해봐야 백원 이백원 하던 시절, 이천원 정도 하던 정품테이프를 구입하려고 아버지 공장 일 도와가며 돈을 모아 샀었던...^^ 게가다 낭만소의 누님도 이선희팬이었기 때문에 (전영록을가장좋아했다) 사서~들었던 것.


 

이선희의 곡은 거의 대부분이 히트쳤고 모두가 다 좋지만 사자비가 추천하는 베스트 6선!!

1. 나항상그대를
2. 갈등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다)
3. 사랑이 지는 이자리
4. 알고싶어요
5.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6. J에게 (with 이승기)

이선희는 84년 데뷔 이후로 90년대 초반까지 6~7년간의 전성기 동안 수없이 많은 명곡과 히트곡을 남겼으며 이후 발라드의 전성시대를 연 가장 핵심적인 가수중에 하나이다. 낭만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발라드라는 장르가 큰 변화의 물결이 되어 가요계를 본격적으로 휩쓸게 되던 시기의 중심에 이문세, 변진섭, 이선희 등이 있었고, 이중 단연 대중적인 인기는 이선희가 가장 컸다고 감히 말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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