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3, 자립할 준비된 제2의 서태지가 나와야 하는 이유

얼마전 우연히 '엄마가 뭐길래'를 보다 구자명을 보게 되었다.
그는 위탄2의 우승자로 화제의 참가자들 사이의 경쟁에서 이긴 위너였다. 그러나 그는 위탄에서만의 위너였다. 혹자는 슈스케의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은 되는 시스템이다. 더 나은 선택이 있다면 모를까, 위탄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말이다.

지난 위탄2의 화제의 참가자들로는 저스틴김, 구자명, 전은진, 배수정, 최정훈, 홍동균, 장성재, 에릭남, 신예림, 김나윤 등이 있었다. 그런데 그전에 위탄1에서는 이태권, 백청강, 권리세, 셰인, 황지환, 정희주, 백새은, 노지훈, 데이빗오, 김혜리 등이 있었다. 모두 TOP10안에 들어 생방송에 진출했지만 단 한명의 스타도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위탄의 특징은 다른 오디션에 비해 실력과 스타성을 균형있게 본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착한 오디션이라 하고 실력 좋은 참가자가 많다고 말한다. 편집 역시 과도하게 하지 않고 비교적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두가지를 요구한다.

 

배수정과 구자명, 이 중 구자명은 데뷔도 하기전에 연기부터 하고 있다.

 

첫째는 노래만 잘하는 가수로는 부족하고 더 많은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미 아이돌 시대 이전 80~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들이 대개 같은 유형들이 많았다. 즉, 타고난 음색과 가창력이 정말 최고중의 최고던지 아니면 매우 특별한 독보적인 음색을 가졌더니 아니면 자작곡 능력으로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리는 노래로 승부하는 유형들이었다.

대표적으로는 이승환이 있다. 국내 라이브 무대의 전설과 같은 존재인 그가 만드는 노래는 이승환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문세의 경우 굉장한 가창력이라 칭송하는 이들은 그리 많이 볼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그만의 분위기로 부르는 '시를 위한 시'나 '이별이야기' 등을 듣다 보면 대체불가한 독보적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신승훈은 가창력으로는 국내에서 으뜸이라 할만한 실력자로 곡까지 직접 썼다.

정리하자면, 결국은 노래만 잘하는 오디션 참가자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는걸 가요관계자들이나 시청자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느끼고 있지만, 막상 사연이 있는 참가자가 노래마저 잘해 버리면 모든 걸 잊고 지지하고 박수를 쳐주게 되는게 오디션 프로의 힘이며, 위의 모든 부분에 앞서는 한가지 요소를 플러스해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즉, 참가자의 사연이나 오디션 프로에의 참가 자체가 갖는 스토리는 결국 '운'으로 귀결된다. 어느 한 사람이 때를 만나 성공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참가자들이 이 '운'에 지나치게 기대고 출연하고 있다. 남들이 만들어 주는 운은 사실상 언제 어느때 허공에 사라질지 모르는 거품과 같으며 그 운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자기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재능만 있고 어린 참가자들도 많은 현실에서 최소한의 지원은 오디션 프로가 가져야할 기본적인 요소인데 위탄에는 그런 지원 시스템이 너무나 빈약하다.

슈스케 뿐만 아니라 K팝스타가 기본적으로 가장 중점적으로 갖고 시작하는 지원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지난 시즌1,2 때 충분히 지적받았음에도 아무런 추가대책 없이 또 다시 시즌3를 맞이한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노래 잘하고 재능 있어 보이는 참가자들이 눈에 띌 수록 더욱 안타까운 이유이다.

 

위탄2에서의 화제의 참가자 전은진 아직 데뷔하지 못했다.

 

둘째로는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얼마전 양현석이 모 예능프로에 나와서 춤꾼인 자신에게 춤을 배우고자 매일 그가 춤을 추는 곳에 찾아왔던 서태지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잘 들어 보면 결국 서태지는 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갈길에 스스로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하고 있었고, 이주노와 양현석을 만나 노래를 더욱 빛내줄 요소들을 더해 성공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아티스트형 가수들이 슈스케에서도 성공하고 있음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 장재인, 허각, 울랄라세션 등 이외에도 김그림처럼 최소한의 기회를 잡아 데뷔했으나 아직 크게 빛을 못보고 있는 참가자들도 몇몇 있다. 

버스커버스커는 슈스케3가 끝난 후 이미 만들어 둔 곡들을 다듬어 2012년 상반기 최대이변을 일으켰다.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허각에 이어 오디션프로의 희망을 이어갔다. 허각과 버스커버스커는 오디션 프로의 두가지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허각은 아이돌그룹의 시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하는 시점에 그간 잘 보이지 않던 실력파 가수의 새로운 물결을 미리 선점했던 경우이고, 버스커버스커는 자신의 곡으로 승부하는 아티스트형 가수가 다시 각광받는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는 '기회의 장'일 뿐이다. 세상에는 정말 알고 보면 많은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있고, 또한 슈스케4의 이변의 주인공 유승우처럼 새롭게 자라나는 새싹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위탄에서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많아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고 그들이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적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끼나 재능도 이 잘하는 노래를 세상에 보다 잘 들려 주기 위한 기회를 잡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오디션 프로는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필자는 이글에서 세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위탄의 무책임함을 비판하고 있고,(이미 여러차례 본 블로그의 글로 주장한적이 있다) 참가자는 가진 끼와 재능을 제대로 발산할 자기만의 무기를 다듬어 나와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슈스케4의 유승우와 같이 음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 되는 참가자가 종종 나와주는게 오디션프로의 최대 수확이기는 하나 그 역시 아직 어린 참가자들인 경우 제대로 된 준비를 스스로 하기엔 아직 미흡한점이 많을 것임은 자명하다.  

 필자는 위탄에 참가하여 노래에 대한 꿈을 펼치고 싶다면, 제2의 허각이 되려 하기보다 제2의 서태지가 되려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자립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위탄은 충분한 기회의 장으로의 역할을 할 것이나, 그렇지 않고 '운'을 만들어주는 역할로서의 위탄은 그리 썩 내키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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