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300회 쉼표특집, 유재석의 진심에 울컥 안한 시청자 있을까

 

무한도전 300회 쉼표특집의 시자은 첫회부터 300회까지 오는 7년 반의 긴 여정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멤버들이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으로 선택한 방송원본테이프의 장면 하나하나 일일이 다 머리속에 그려지는걸 보면 저도 무도팬은 무도 팬인가 봅니다.

그중에서 프로레슬링 편의 명장면 중의 명장면인 유재석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점프를 한 후 정형돈을 껴앉아주는 부분을 보게 된 즈음에는 참고 있던 눈물이 흐르더군요. 단순히 지난 특집을 되돌아 보는 시간일 뿐인데도 마치 바로 어제적 일인것처럼 너무나 생생히 기억났고 감동은 아직도 제 마음 깊은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문득 프로레슬링 특집 중간에 흘러 나왔던 노래 '싸이'의 '연예인'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 줄게요. 연기와 노래 코메디까지 다 해줄게"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 언제나 처럼 같은 마음으로"

무도는 두말하면 잔소리라 할만큼 대한민국 대표예능이지만 가끔 그걸 확인시켜주는 장면이 있는데 프로레스링 특집이 그런 장면이 특히 많았습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힘들어 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싸이의 노래가 오버랩이 되는 부분에서 정말 맘껏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김태호PD가 단순한 연출자가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연출자라는걸 새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연예인으로 살아가는데 온 힘을 다해 사는 유재석

 

"오늘 연습실에서 지호가 형한테 그랬잖아요. '아빠는 그런데 못가잖아 놀이공원'"
"아빠는 사람많은데 못간다고 그랬지."
"이제 애가 나오면 많은데를 가고 싶기도 하거든요"
"당연히 그렇지. 누구나...누구나 그렇지. 너무 데려가고 싶지."

정형돈은 곧 쌍둥이 아빠가 되기에 유재석에게 마음속 고충을 털어 놓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추억으로 만들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것이죠. 어찌 보면 유재석을 포함하여 연예인 가족들이 다 겪어야 하는 고충일텐데 막연히 그럴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형돈과 유재석의 입을 통해 들으니 왠지 더 짠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릴적 사진같은걸 보면서 너가 이랬잖아" 라며 아빠와 함께한 사진을 특히 사람들 많이 가는 곳에선 남길 수 없는 안타까움을 말하는 정현돈.

"작년에 방송을 하면서 하고 있는 도중에....어머님이 돌아 가셨다는 전화가 왔었어요. 다행히도 응급조치가 잘되서 지금 살아계시지만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도 녹화중이어서 그걸 다 못 접고 내려가는 내가 싫더라고. 그러고도 방송을 마무리 하게 되더라고."

방송인도 사람인데 모든일에 너무 가혹하게 판단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들도 사람인걸요. 때로는 좋은일도 많이 하고 때로는 허물도 있지만 방송인들도 사람인 것을요. 대중들이 채찍을 들어야 할때도 있겠지만 그 보다 우선하는게 따뜻하게 바라봐 주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도가 없어지면 왠지 나도 없어질거 같애"

이어지는 정현돈의 한마디에는 무도 멤버들이 무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앞서 300회를 이어 온 여러 특집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그들은 말했죠. 봅슬레이와 같은 힘든 장기프로젝트를 거듭해 나갈 때마다 점점 더 가족처럼 끈끈해져 갔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건 무도멤버들만 그랬던게 아닌거 같습니다. 무도 팬들도 같이 가족이 되어갔던게 아닐까 하는 것이죠.

돌이켜 보면 취소된 슈퍼7콘서트도 실은 그 과정상의 악의적 목적을 가진 이들에 의해 여론이 어느정도 조작되었고 억울한 오해였지만 수억의 손해도 감수하고 멤버들이 아주 긴 시간동안 준비한 노력 역시 무위로 돌아가게 되는걸 알면서도 취소를 결정하게 된 것은 아마 무도멤버들과 유재석은 무도팬들을 남으로 생각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왠지 모르게 무도와 함께 나의 예능 인생도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유재석의 말한마디에는 많은 뜻이 있습니다. 예능인생과 동일시 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가졌다는 것과 그 소중함을 지켜내기 위해 담배를 끊고 체력관리를 하면서 오랜 세월 함께 해온 팬들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정형돈이 걱정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무도가 없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지만 유재석과 멤버들의 이런 노력이 있는한 무도와 무도팬들 사이의 끈끈함은 아마 긴 세월 함께 할 것입니다. 그렇게 인생의 파트너이자 웃음과 감동의 동반자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우리가 무도를 하듯이 프로그램을 한다는건 사실 그건 너무 힘든일인거 같애."

유재석의 무도를 대하는 생각이 말로 전해져 왔을 때 울컥 안한 무도팬이 있을까요. 방송시간 내내 줄 곧 웃고 또 웃는 특집도 좋지만 이렇게 감동이 함께 하는 '쉼표특집'은 아마도 함께 하는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는 내내 눈물이 많이 나더군요.

유재석은 본인이 나이가 더 먹고 힘들어 지는 과정속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좋아 하던 여러 좋지 않은 습관들을 끊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동생들과 함께 하는 이들을 위한 배려심이겠죠. 아직은 자신이 중심이고 자신이 없으면 힘들다는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간혹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예전에 클럽도 많이 다녔다면서 그런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사석에서 재미는 없어지고 잔소리만 늘어나고 있어서  이 부분 때문에 동생들은 푸념합니다. 물론 고마움의 다른 표현이겠지만  체력이 조금씩 달리기 시작하고 무거운 책임감은 짓누르고 있다 보니 유쾌한 유재석이 잔소리 심한 형이 된 것입니다.

"한번은 재석이형이 그러는거야. 홍철이랑 너도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무슨 말씀이세요"
"형들이 이제 은퇴하고면 너희들이 바통 받아야 하는데"
"형 그런말좀 하지 말라고"
"너 똑바로 알아들어. 그러 날이 무조건 와. 자연스러운 거야"

 동생들을 향향 진심어린 형의 모습입니다.

유재석이 오랜 무명생활후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고 잘 나가게 되었을 무렵 무한도전 원년멤버로 함께 하게 된 노홍철에게 그렇게 잘 해주었나 봅니다. 제가보는 노홍철 같은 스타일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습니다. 소수의 지인들에게만 마음을 주고 그것마저도 잘 표현하지 않죠. 또한 유재석이 데뷔 초기에 베푼 친절을 아직도 가슴에 담고 있다는 것은 노홍철도 실은 속이 따뜻한 사람이기에 기억하는 것일테죠. 삭막한 사람은 받은 정을 기억하지 않는 법인까요.

"이런 자리가 절대 없을거 같아서 물어보는거고, 아직 때는 안됐지만 내가 방송에 대해 이런것(잘아는것)도 아니었고, 그 때 뭐 전혀 다듬어 지지 않은 정말 흐름을 모르는 상태였는데 너무 잘해줬잖아요. 형님. 심하게. 왜냐면 하나하나 다 기억해. 지금 뭐 셀수가 없어. 예를 들면 무한도전이었어. 우리가 이거 녹화하려면 정말 집중해야 되고 컨디션을 유지해야 되는데 이동할때라도 잠깐 쉬어야 되잖아. 근데 형이 내차를, 옆에 탄것도 아니고 내차를 운전해 내가 훨씬 더 어리고 에너지가 있는데...그리고 계속 말을 걸고 우리 컨디션을 돋게 해주고...그런 미안할 정도의 호의 있잖아."

"놀러와 끝났을때 되게 늦게 끝났는데 어디가냐고 묻더니 나는 (의상)반납하러 가는데 형이 운전해서 데려가고 '들어가시라고 다음날 스케줄 너무 많으니까'...'안가' 반납하고 올때까지 기달려. 날 집까지 데려가줘. 내가 하루하루 방송을 더할 수록 할 수 없는 일이야. 아무 이유없이. 그렇게 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유재석의 이유 없는 호의를 홍철은 남 모르게 깊이 간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유재석의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해봐도 자신뿐 아니라 누구도 쉽게 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걸 잘 알기에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그 때의 호의가 더 크게 와닿았을 것입니다.

"왜겠어 그냥. 좋으니까 그랬겠지. 나도 예전에 홍철이 말한데로 매니져가 어딨어. 나혼자 내차가지고 이동할데 있으면 이동하고. 왠지 모르게 예전의 내모습 보는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니들한테 더욱 정이 간건지. 아마도 그랬을 거야"

어찌 보면 유재석의 호의는 본 바탕이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무명의 힘들었던 경험이 그에게 준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재석의 변치 않는 마음가짐이 오늘날 국내 제일의 MC가 된 이후로도 변치 않은 열정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한치의 흐트러지믈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지 않을까요. 

아주 오랜 무명세월을 보내고 인지도가 쌓이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하게 되고, 다시 세월이 더 흘러 이제 동생들의 미래까지 걱정해주게 된 유재석. 문득 하하가 왜 유재석을 친형처럼 따르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형이 없다는건 생각해본적도 없다고 말하는 하하의 말이 생각나면서 또한번 눈물이 났습니다. 무한도전이 없다는건 생각하기도 싫은데 또한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기에 마음이 더욱 짠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도! 고맙습니다.! 무도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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