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제중원의 시대배경
제2부, 등장인물 - 삶의 스승 유희서 , V 이인자의 비애 백도양

황정과 달리 사대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이 없이 자란 도양. 황정은 백정의 굴레를 갖고 있었다면 도양에게는 사대부라는 신분이 의학도로 정진하는 길에 굴레가 되었다.

애초에 신분이 갖는 조건이 달랐기에 격는 고초나 시련의 강도는 달랐을지언정, 자신의 신념이 세상의 편견의 계속해서 부딪히는 와중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니 도양이 이를 극복해내지 못하였다면 극의 메인테마인 최선을 다한 인생에 부족한 이가 되었을 것이다.

제중원은 일반적인 드라마와 달리 극단적인 악역은 등장하지 않는데, 굳이 꼽자면 황정의 아버지를 시해한 병판정도 있겠다. 보통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타인에게 마음이 흔들리면 대개의 드라마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극을 끌고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데체 결말을 어떻게 내려고 저렇게까지 막장으로 가나 하는 의문까지 품게 하는데 반해 제중원의 도양은 황정과 라이벌이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역할로 변해가게 된다.

게다가 SBS홈피의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타고난 부와 명석한 두뇌로 어딜가나 1인자의 삶을 살았던 백도양이 황정이라는 사람 앞에서 의학과 사랑에 모두 뒤쳐지게 되었으니 자존심이 하늘을 찌를듯 하던 도양에게 있어 그만큼 크나큰 좌절은 쉬이 극복하기 힘든 인생 최대의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제중원이라는 극의 제목이 내포하는 의미와 같이 혼란한 시대적 상황과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그가 선택한 의학에의 큰 뜻이 이러한 많은 갈등의 요소를 극복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헤론을 수행하는 역할을 자청하던 도양에게 헤론은 "환자들과 동료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 당신은 뼈속부터 사대부" 라는 말을 듣고 상투를 잘러 버리던 도양의 모습에서 변화의 조짐을 읽어 볼 수 있다.

도양은  변화의 선두에 서는 자는 아니나 결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맞대응 하여 극복해나가는 의지의 인물이다. 그는 사대부로서 갖는 스스로의 굴레를 성균관 유생시절부터 서양의학을 공부하며 하나하나 벗어 던지기 시작하더니 당시 사상중 '부모로 부터 나온 신체는 결코 훼손해서는 아니된다' 라는 금기를 깨고 상투까지 스스로 잘라버렸던 것이다.

도양역을 연기하는 연정훈은 연기가 그렇게 뛰어난 이는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극에 참으로 어울리는 는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조연급이 아닌 늘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것에 비해 감정연기의 폭이 조금 폭넓지 못한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만이는 연정훈의 연기를 비교적 만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그것은 그가 맡은 역할에 그가 어울리고 있다는 점 하나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연정훈 본인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도양은 석란과의 일이나 의학에의 일이 아니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자이므로, 극 중 내내 연정훈은 감정선을 풍부하게 잡고 연기할 일이 그다지 없었다 .그러나 이처럼 메마른 연기를 하면서도 사람이기에 흔들리거나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고 그러한 장면에서 만큼은 그 감정의 폭발을 연기로 분출해내야 하는데, 이점에서 아쉬운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듯 하다.

예전에 최재성이 그러했다. '여명의눈동자' 나 '불멸의이순신' 에서의 최재성의 연기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남자 연기자는 아이름 먹어가며 성숙해지는 경우가 다분히 있고, 연정훈도 그러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최소한 연정훈은 자신이 맡은 역할과 그 색깔에 부합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맡은 역할의 색깔조차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이들 보다는 백배 낫지 않은가. 연정훈이 지금까지 쌓은 커리어는 그의 이미지를 어느정도 갖추어나가느게 하였는데, 앞으로도 도양과 같은 역할이 맡아진다면 그 드라마에서도 또다시 연정훈은 자기 색깔을 찾아 표현 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늘 그래 왔기도 했다.

얼마전 포스팅 글중에 오지호나 차승원등에 대한 썰을 푼적이 있다. 특히 차승원을 언급한 부분에서 조금 상황이 바귀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구르믈버서난달처럼'에서 차승원은 차가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개성을 한껏 살린 그러한 카리스마 연기는 젊은 나이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낭만이의 주관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여명의눈동자' 에서 보여주었던 20살의 채시라나 '아들과딸' 에서의 김희애의 명품 연기는 여성들에게서나 아주 가끔 보게 될뿐 20대초반의 남자 연기자들에게서는 참으로 거의 보기 힘들다. 이러한 연기를 바탕으로 채시라는 20대에 연기대상을 3회나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에 반해 최근 인기를 끌었던 히트 드라마의 젊은 남성주인공들의 연기는 아직 그다지 볼품 있다고 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꽃보다남자 의 이민호'나 '커피프린스1호점의 공유' 등의 연기는 그저 흥행작을 이끌 매력을 선보이는 정도이지 명품연기로 승화하기엔 아직 갈길이 매우 멀다고 보는 것. 최근 고소영과 결혼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 남자 연기자중 대표격으로 꼽히고 있는 장동건만 해도 영화 '친구' 이전에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여러번이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연정훈이 대단한 연기자가 될것이라고 예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개성을 꾸준히 끌고가며 연기에의 열정이 식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다.

가끔 연예관련 게시판을 둘러 보면 가수들의 가창력 논란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는데, 단순히 고음을 잘 소화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이의 전부인 것인양 말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고 주로 어린 연령층에게서 그러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낭만이는 그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다는 것. 발성이 불안하거나 하는등의 기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가수의 가창력은 자신이 부르는 곡의 해석과 표현능력이라고 보는 게 낭만이의 생각이다.  고음의 영역을 소화 하는것은 표현능력의 한 부분일 뿐인 것이다. 연기라고 하는 것도 그러하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표현해내는데 있어 무리가 없다면 그 연기자는 '괜찮다' 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도양역의 연정훈은 아슬아슬한 합격점을 주는데 그치고 말지만 앞으로는 더욱 발전한 연기자가되어 돌아왔으면 좋겠다.

제중원은 명품드라마임에 틀림 없으나 도양 역의 연정훈, 석란역의 한혜진, 황정역의 '박용우' 까지 모두 자기역할을 제대로 소화 하는데는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호흡을 빼앗아 버릴 정도의 깊이 있는 연기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명품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의 연기는 훌륭했다. 그리고 모든 등장인물 모두가 훌륭했다 스토리건 뭐건 따질것 없이 모두가 훌륭했다. 그러나 고현정의 그 엄청난 카리스마 있는 '미실' 과 김남길이 연기한 '비담' 과 같은 역할 이상의 역할을 해낸 이들이 없었다면 선덕여왕의 그처럼 엄청난 대박을 이루어내었을까.

대박드라마의 핵심공식에 아쉽게 못미친 제중원. 그 결말조차 조금은 아쉽지만 명품드라마를 시청하며 개인적으로 얻은것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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