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의 아름다운 탈락, 감동의 눈물로 떠나보내다.

많은 오디션 프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의 노력이 시청률과 감동이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가자들의 이미지메이킹을 가장 잘하는 프로그램은 'K팝스타 TOP4'의 무대를 보기 전까지는 슈퍼스타K라고 생각해 왔지만 이런 판단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제작기간이 길어질수록 노하우라는게 쌓이라고 있는거지 그냥 평행선을 달리라고 있는게 아닌데 여러 오디션 프로들은 발전을 보이지 않고 '그저 하던데로' 라는 느낌을 줍니다. 반면 슈퍼스타K와 더불어 K팝스타 제작진은 노하우를 쌓아 가고 있다는 것을 TOP4의 무대를 확인시켜 주었고 이제 쌍벽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생방송에 진출했던 TOP10의 무대는 기대이하였고 편집된 영상이 아니면 감동을 못주는거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적응기간이 있기 전 초반 탈락한 참가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갖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그때는 남은 이하이, 박지민, 백아연도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닐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생각보다 적응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TOP6에서부터 달라졌으니까 5주차에 접어들어서야 남은 참가자들의 진실한 실력이 무대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거기에 K팝스타 제작진들의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이미지메이킹은 실패 직전에서 성공으로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백아연에 대한 심사평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예선단계를 거의 생략하다시피하면서 차별화를 두었던 그 스타일대로 이미지메이킹 역시 남발하지 않고 가장 비전이 보이는 참가자에 시간을 할애했던 것입니다.

"박지민의 폭발적인 고음이나 이하이의 매력적인 중저음은 없지만 백아연씨에게는 강철심장이 있다"

어린시절 암에 걸려 투병하고 이겨낸 백아연의 사연을 이야기 하는 박진영의 말을 들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사연이라 더욱 눈시울이 붉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박진영의 말이 흘러나오는 동안 간간히 미소짓는 백아연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고 핀트가 어긋나면 이런 감동도 다 소용 없는 것이겠조. 백아연의 노래가 사연의 감동을 따라 잡지 못한다면 감동은 반감되었을 것이나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로 두배 세배 증폭된 감동이 전해져 왔습니다. 이쯤 되면 스킬로 시청자들에게 감탄을 안겨주는 것 이상으로 깊이 머리와 가슴에 각인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노래 잘 하는 기성가수들이 많고 노래 잘하는 예비스타들도 많지만 진한 감동을 주는 무대를 볼 수 있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이미 백아연은 성공한 스타가 되었다고 전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청년, 탈락했어도 성공한 이승훈

지난번 리뷰 당시 필자는 아름답게 탈락해야 하는 참가자로 이승훈을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이승훈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그런 감정을 숨기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고민하는 그 부분이 단순히 고민정도가 아니라 비난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러면서도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젊은청년이 견뎌내기 힘든 중압감이 있다는 것을 그가 써내어 간 가사속에 너무나 잘 담겨 있었습니다.

박진영이 보다 다듬어 주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창작한 가사로 승부한 역대 그 어떤 오디션 참가자도 보여주지 못한 가장 훌륭한 가사였습니다. 강조할 부분은 반복해주고 필요이상으로 늘어 뜨리지 않았고 함축된 의미가 있지만 어렵지 않게 풀어내니 좋은 가사가 갖고 있어야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승훈 본인이 쓴 가사 중에서도 가장 훌륭했음은 물론입니다.

"난 웃으면서 울어 기쁜데 아파 한단계 올라설수록 내 평판은 더 나빠"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해 억지로 마시는 소주처럼 독해"

양현석은 소금에 비유하며 본인이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경험까지 곁들이며 무대안무보다 랩으로 정면승부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지적은 과하지 않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공감도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승훈의 절대적 한계라고 말했던 랩에서 너무나 훌륭히 만들어진 가사가 나왔기에 86점은 너무 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작은 아쉬움일 뿐이조.

이승훈의 마지막 무대가 갖는 아쉬움은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박진영이 말한대로 마지막에 주어진 그 짦은 시간동안 임펙트 있는 춤사위를 기대 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작은 아쉬움일뿐 이승훈이 말하고자 했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승훈의 무대는 성공적이었고 좋은 이미지로 앞으로를 더욱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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